함께여서 가능한 것들에 대하여
"여성 기업가들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저는 꽤 오랫동안 혼자였습니다.
혼자 결정하고 혼자 버티고 혼자 틀렸습니다. 그리고 혼자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업이란 원래 그런 것이고 리더는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것은 어쩐지 나약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생각이 바뀐 것은 한 선배 여성 기업가와 나눈 저녁 식사 자리에서였습니다.
메뉴도 기억나지 않는 그 자리에서 그분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희 씨, 강한 사람이 혼자 가는 게 아니에요. 함께 가는 사람이 더 멀리 가는 거예요."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여성 기업가로 산다는 것
여성으로서 사업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때로 두 배의 언어를 써야 하는 일입니다.
같은 결정을 내려도 다르게 읽히고 같은 말을 해도 다른 무게로 전달되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사업의 어려움 위에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무게가 하나 더 얹혀 있는 것. 그것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대화의 깊이가 처음부터 다릅니다.
쉬너지파트너스를 시작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습니다.
비슷한 무게를 알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나오는 지혜는 어떤 책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서로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고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땀을 서로 알아볼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자"는 말을 진심으로 건낼 수 있는 공동체. 그것이 제가 꿈꾸는 커뮤니티의 모습이었습니다.
진정성이라는 토양
요즘 세상에는 커뮤니티가 넘쳐납니다.
오픈 채팅방, 온라인 카페, 네트워킹 모임. 그런데 그 안에서 진짜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많은 채널이 정보를 소비하는 곳에 머물고 진짜 이야기는 여전히 소수의 친밀한 관계 안에서만 오갑니다.
그 차이는 하나에서 옵니다. 바로 진정성입니다.
진정성은 기술이 아닙니다. 무대 위에서 연습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솔직해지려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저도 이런 실수를 했어요"라고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공간은 비로소 살아납니다. 완벽한 성공담이 아니라 과정의 굴곡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을 때, 그때 커뮤니티는 단순한 모임을 넘어 힘의 원천이 됩니다.
저는 플릭온이라는 공간에서 그 진정성을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ESG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단순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ESG 경영을 실천하는 건강한 비즈니스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 말을 처음 꺼내면 적지 않은 분들이 고개를 갸웃합니다. ESG라는 단어가 대기업의 보고서나 IR 자료에나 어울리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재를 선택한 소상공인, 직원 한 명 한 명의 워라밸을 고민하는 스타트업 대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려는 작은 가게의 주인. 이들 모두가 이미 ESG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여성 기업가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해왔습니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고민하며, 나 혼자가 아닌 주변과 함께 번성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목표로 삼아왔습니다. 그 감각을 언어로 정리하고, 서로 공유하고 더 많은 사람이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제가 이 플랫폼 안에서 하고 싶은 일입니다.
더 단단해지는 우리를 위해
지속적인 소통과 진정성 있는 협력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 단단해지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이 문장을 쓰면서 저는 오래된 기억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힘들었던 어느 해 겨울, 사업의 방향을 잃고 흔들리던 때, 쉬너지 멤버 한 분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괜찮으신가 해서요." 그 한 마디가 그날 저를 붙잡아 줬습니다.
커뮤니티의 진짜 힘은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많은 회원 수에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우리 안에 있다는 것, 그것이 공동체의 본질입니다.
저는 플릭온이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즈니스 정보를 나누는 곳이면서 동시에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곳. 성과를 자랑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실패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를 조금씩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앞으로 이 공간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경영 이야기도, 살아가는 이야기도, 때로는 그냥 오늘 하루 어떠셨냐는 이야기도 화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심이면 충분합니다.
함께여서 가능한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우리 함께 증명해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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